어제 반성문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지난번에 썼던 것을 변호사님이 보시고는 "좀 더 구체적으로, 당신이 뭘 잘못했는지 정확히 써야 한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때는 그 말이 좀 막 와닿지 않았는데, 막상 다시 쓰려고 하니까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겠더라고요. 전에 것은 되게 일반적이고 뻔한 표현들로만 가득 찼어요.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이번엔 그날 일을 다시 천천히 되짚어보면서, 내가 정확히 어떤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고, 그게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생각해보면서 썼어요. 쓰다 보니까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내가 잘못한 부분을 마주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근데 한 문장 한 문장을 정직하게 쓸수록 뭔가 좀 다른 기분이 들었어요. 이게 정말 내 반성인 것 같은 거예요.
직장에서 돌아와서 저녁에 시간을 따로 내서 썼는데, 그전까진 잠깐잠깐 빈틈에 대충 썼거든요. 이번엔 아예 휴대폰도 멀리 두고 조용한 시간에만 집중했어요. 변호사님 말씀도 다시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이었고요. 형식적인 반성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성실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거 같아요. 양형자료에도 반성문이 들어가니까요.
글을 완성한 후에 며칠 지나서 다시 읽어봤는데, 이전 버전과 정말 다르더라고요. 뭔가 진짜 내 마음이 들어있는 느낌이 있었어요. 완벽하진 않겠지만, 최소한 변명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변호사님께 다시 봐달라고 할 예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