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변호사님이 상대방 측 변호사와 합의 협상 일정을 잡았다고 연락을 주셨어요. 처음엔 뭔가 떨렸는데, 생각해보니 이 과정이 꽤 중요한 단계구나 싶었어요. 사실 지금까지는 경찰 조사, 검찰 소환, 1심 판결까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합의라는 게 처음엔 좀 낯설었어요.
변호사님 설명을 들어보니 합의가 단순히 돈 문제만은 아니더라고요. 상대방의 처벌 의사 포기 여부, 합의금의 규모와 납기 일정, 그리고 내가 앞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가 모두 영향을 미친다고 했어요. 그래서 이번 협상을 앞두고 변호사님께서 내게 물어본 게 있었어요. 사건 이후로 내가 어떻게 행동해왔는지,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반성하고 있는지 보여줄 만한 구체적인 게 있는지 말이에요.
그 질문을 받으면서 지난 몇 개월을 돌아봤어요. 사실 처음엔 어둡고 불안했지만, 지난달부터는 출근도 꾸준히 하고 있고, 담당 치료 약도 빠지지 않고 챙겨 먹고 있었어요. 또 검찰청에서 하라고 한 교육 프로그램도 다 수료했고요. 이런 것들이 단순한 생활 관리가 아니라 내가 정말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호사님과 통화하면서 느낀 건데, 협상 과정에서 상대방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게 결국 내 진심이라는 거였어요. 합의금을 낼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이 사람이 정말 반성하고 있는가"를 판단하려는 거죠. 그래서 이번 협상 때 변호사님은 내 직장 복귀, 교육 이수, 규칙적인 생활 패턴 같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거라고 하셨어요. 단순한 약속이 아니라 이미 실행하고 있는 행동들을 근거로 제시하는 거요.
이 말을 듣고 나니까 지난 몇 주의 일상이 다르게 보였어요. 그냥 하루하루를 버티기 위해 출근하고, 약을 먹고, 카페에서 시간을 때웠던 게 아니라, 그 모든 게 양형자료가 될 수 있고, 더 중요하게는 내가 정말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였구나 싶었거든요. 변호사님이 강조하신 부분도 거기였어요.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건 어떤 수사적 말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얼마나 책임감 있게 행동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요.
솔직히 아직도 떨리긴 해요.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합의가 잘 성사될지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어제 변호사님 설명을 들으면서 느낀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미 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앞으로 협상 과정까지 계속해서 일상을 제대로 유지하고, 변호사님께 필요한 자료들을 정확하게 제출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것.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성실함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