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헬스장 가는 게 이제 일과가 되었는데, 처음엔 정말 다른 목적이었어요. 판사님 앞에 설 때 최대한 성실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심리상담 받고 나서 상담사가 권한 생활 패턴 개선도 있고, 양형자료에 들어갈 수 있는 운동 실적도 필요했고요.
처음 몇 개월은 정말 의무적으로 다녔어요. 기록도 남기고, 몸도 만들고, 뭔가 책임감 있는 사람처럼 보이려고. 근데 3개월쯤 지나니까 이상하게 그게 아니더라고요. 숨 쉬기가 조금 더 쉬워지는 거고, 밤에 더 잘 자게 되는 거고, 직장 사람들 앞에서 좀 덜 움츠러들게 되고. 상담사가 말했던 '신체활동의 정신건강 효과'가 현실로 느껴진 거죠.
얼마 전엔 운동하다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 좀 낫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몸이 아니라, 표정이나 자세 같은 게. 처음엔 모르겠더라도 지금은 분명히 다른 사람처럼 보여요. 원래 목적은 양형자료였지만, 지금은 진짜 필요한 시간이 되었다고 할까요.
심리상담과 운동, 둘 다 처음엔 처벌 감경을 위한 수단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내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 됐다는 게 신기하네요. 상담사는 이게 바로 '변화의 신호'라고 했어요. 솔직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