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받은 지 1년이 됐어요. 처음 석 달은 시간이 정말 이상하게 흘렀는데, 이제는 그냥 살아가는 속도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법정에서 나왔을 때의 그 마비된 기분이 사라지고 나니까, 오히려 더 현실적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심리상담을 꾸준히 다니면서 느낀 게 있는데, 처벌 자체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린다는 거였어요. 상담사분이 처음에는 제 판단 기준이 어디서부터 비뀌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합리화했는지를 계속 물어봤어요. 처음엔 답답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정말 필요한 과정이었더라고요. 양형자료용 진단서도 결국 그런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요즘은 일상 속에서 선택하는 순간순간이 달라졌어요. 누군가를 대할 때, 내 판단이 맞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그게 좋다기보다는 자동으로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게 다른 거 같아요. 상담사는 이걸 '내재화'라고 했는데, 시간이 걸리는 게 정상이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여전히 이 모든 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눈빛이 있어요. 하지만 최근에 처음으로 제 상담 기록지를 함께 읽으셨고, 그 이후로는 좀 다르더라고요. 제가 어디서 꺾였는지, 어떤 부분에서 더 신경 써야 하는지를 알게 되신 것 같습니다. 가족이 함께 이해하는 과정도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