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 이후로 한 달쯤 지났을 때 엄마가 처음 이 일에 대해 직접 물었어요. 그 전까지는 피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자세히 말하지 않으려고 했고요. 그런데 변호사가 "가족 의견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을 때, 엄마한테 얘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엔 엄마가 화낼 줄 알았어요. 아버지처럼 큰소리로 나무랄 줄 생각했고. 근데 엄마는 한 번 깊게 숨을 쉬더니, 자기도 뭘 도와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서류를 써야 하는지, 뭘 증명해야 하는지도 몰랐고요. 저도 처음엔 설명이 잘 안 됐습니다. 변호사가 준 설명서를 엄마랑 함께 읽으면서 천천히 이해하게 됐어요.
의견서를 쓰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엄마가 처음 쓴 버전은 너무 감정적이었고, 변호사가 "객관적인 관점에서 아드님의 변화와 가족의 지지를 보여주세요"라고 했을 때 엄마가 난처해하셨어요. 결국 변호사 사무실에서 세 번 정도 수정 미팅을 했고, 최종본은 엄마의 진심과 판사가 원하는 정보가 적절히 섞인 형태가 됐습니다. 거기엔 제가 외래 상담을 받으면서 어떻게 변했는지, 가정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담겼습니다.
공판 전 마지막 날, 엄마가 법정에 같이 가겠다고 했을 때 복잡한 기분이 들었어요. 고마우면서도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실제로 법정에서 판사가 의견서에 대해 물었을 때, 엄마가 옆에 앉아있다는 게 얼마나 무거운지 느껴졌습니다. 내가 쓴 상담 기록이나 교육 이수증은 그냥 서류였지만, 엄마의 의견서는 살아있는 증언처럼 느껴졌거든요.
판사가 "가족의 지지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을 때, 엄마가 한 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순간이 이 전체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외래 상담을 여러 번 받았고, 비용이 꽤 들었고, 교육도 이수했지만, 결국 가족이 내 옆에 있다는 걸 법정 안에서 직접 증명하는 게 가장 강렬한 양형자료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엄마랑의 관계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엄마도 내 상담 과정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고, 내가 받은 교육이 뭐였는지 궁금해했어요.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가족에게 알리지 못해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변호사와 상담해보세요. 예상보다 가족의 참여가 실제 법정에서 의외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