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가는 길에 손이 떨렸어요.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건 알았는데, 그게 얼마나 비싼지 몰랐거든요. 엄마한테는 차마 말할 수 없었고, 혼자 그 자리에 앉아서 조사받는 동안 계속 내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사실 뭘 말해야 할지도 몰랐어요. 죄책감도 있었고, 동시에 이게 정말 저 때문에 법원까지 가야 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조사 끝나고 나가는 길에 인터넷 검색을 했어요. 재범방지닷컴 이 커뮤니티를 찾았던 게 그때였어요. 비슷한 상황에 있던 사람들의 글들이 도움이 됐습니다. 누군가는 검찰 단계에서 끝냈다고 했고, 누군가는 상담을 먼저 받으라고 조언했어요. 그 조언들이 없었으면 저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방치했을 것 같아요.
수사 초기에 가장 중요한 건 빨리 움직이는 거라는 걸 배웠습니다. 경찰 조사 받은 지 일주일 만에 외래 상담을 예약했어요. 변호사는 못 챙겼지만, 상담만이라도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신청서를 쓰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게 필요한지 깨달았어요. 진단서, 교육 이수증, 상담 기록 같은 것들. 이런 게 다 양형자료가 되고, 검찰이 합의 없이도 기소를 미루거나 취하할 수 있다는 걸 이곳에서 배웠어요.
지금 외래 상담을 받은 지 한 달 정도 되었어요. 처음엔 얼굴 뵙기가 부끄럽고 불안했는데, 상담사분이 정말 좋으신 분이었어요. 저를 판단하지 않으셨거든요. 그게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매주 가는 것도 이제는 자연스럽고, 일기에 쓰는 것처럼 그 시간이 필요해요. 아직 검찰 단계인데, 이렇게 자료를 쌓아가다 보면 최악의 경우를 피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