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송치되고 나서 한 달쯤 지났을 때 어머니한테 상황을 제대로 설명했어요. 그전까진 최대한 괜찮다고만 했는데, 결국 숨길 수 없겠다 싶어서요. 외래 상담 받고 있다는 것, 진단서를 받을 거라는 것, 혹시 재판까지 간다면 얼마나 걸릴 수 있다는 것들을요.
어머니는 처음엔 말씀이 없으셨어요. 그다음에 "그럼 지금 뭘 해야 해?"라고만 물어보셨습니다. 저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일단 상담을 제대로 받고, 의사 선생님 의견도 들어서 자료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죠. 어머니는 그때부터 제 상담 일정을 챙기기 시작했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매주 "금요일이지?"라고 물어보고, 비용도 본인이 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처벌이나 재판 결과 자체보다, 어머니가 나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것. 외래 상담 가는 길에 함께 가셨던 어느 날, 병원 대기실에서 어머니가 나를 보는 눈빛이 미안함과 걱정이 섞여있었어요. 제가 잘못한 건데 오히려 어머니가 미안해하시는 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검찰에서 종결 통보가 난 후 법원 앞에서 어머니가 처음 우셨어요. 좋은 결과라면서도 눈물이 흘러내리셨죠. 그 순간 깨달았어요. 이 사건이 결국 나 혼자 감당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요. 가족이 함께 짊어지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지금 1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이번에는 좀 다르게 생각하려고 해요. 처벌 감경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 과정 자체를 통해서 어머니가 신뢰할 수 있는 아들로 돌아가야 한다는 쪽으로요. 진단서도 중요하고 외래 상담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이 결국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었다는 걸 이제야 이해하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