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터지고 나서 제일 힘들었던 건 처벌이나 재판 자체가 아니었어요. 남편이 달라져 있다는 걸 인정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상담 선생님께서는 "지금 남편분이 보이는 불안감과 자책은 당연한 심리 반응"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걸 알아도 마음이 쉽게 따라가지 않았어요.
처음엔 남편이 밤새 일어나 있거나 밥을 제대로 안 먹는 모습을 봤을 때 "그게 뭐 하는 짓이냐" 싶었어요. 자기가 잘못했으면 그냥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잘하면 되지, 왜 자꾸 과거를 들었다 놨다 하는지 이해가 안 갔거든요. 근데 상담받으면서 깨달았어요. 제가 남편을 책망하고 있던 게 아니라 아이들이 겪을 영향을 두려워하고 있던 거였고, 그 두려움을 남편 탓으로 돌렸던 거라는 걸요.
양형자료를 준비할 때도 남편 심리 평가 결과서를 봤어요. "반성 수준이 높고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진단이 나왔는데, 읽으면서 눈물이 났어요. 전문가 눈에도 남편이 정말 달라진 사람이라는 증거를 받은 거였거든요. 법정에서 판사님 앞에서 읽었을 때는 더 그랬어요.
이제는 남편과 다시 앉아서 얘기할 수 있게 됐어요. 완벽하게 회복된 건 아니지만, 서로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알게 되니까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는 분들이 계신가 싶으면, 혼자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