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끝나고 남편이 집에 돌아온 지 한 달쯤 지났을 때 심리상담을 다시 받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미 사건 초기부터 상담을 받고 있었는데, 그때는 주로 제 불안감과 분노를 다루는 데 집중했거든요. 근데 남편이 돌아오니까 집 안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뭔가 어색하고, 서로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고,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침묵이 길었습니다.
상담사분이 제게 물었어요. 남편이 돌아온 지금, 가장 힘든 게 뭐냐고요. 저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답했습니다. "말을 못 하겠어요.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말이 안 나와요." 그 말을 꺼내고 나니 눈물이 나왔어요. 우리가 함께 겪은 그 시간들이 쌓여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상담사는 제게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했어요. 날씨 얘기라도 좋으니까, 남편과 나누는 말의 시간을 늘려보라고. 그래서 저는 아침에 "오늘 날씨 좋네요"라는 말부터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 짧은 인사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몰라요. 남편도 처음엔 놀란 듯했지만, 며칠 뒤부턴 자연스럽게 답장을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반년이 지났는데, 우리는 다시 저녁 시간에 텃밭 일을 함께 하면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나누고 있어요. 아직도 어색한 순간들이 있지만, 말이 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처벌을 받고 돌아온 가족이 다시 말을 나누기까지, 생각보다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도 너무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도 큰 첫걸음이 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