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을 받고 한 달쯤 지났어요. 형이 확정되고 나니 오히려 더 막막하더라고요. 수사 받을 때, 공판할 때는 일정이 정해져 있으니까 그걸 따라가면 됐는데, 이제는 스스로 뭘 해야 할지 정해야 하는 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난주에 상담사님을 다시 만났어요. 검찰 단계부터 만나온 분인데, 이번엔 선고 후 심리 상태에 대해서 얘기했어요. 상담사님 말씀이 판결 자체보다는 이제부터의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특히 자책감이 계속 이어질 수 있으니까, 그걸 어떻게 다룰지가 관건이라고요. 저는 판결이 나오면 좀 편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게 아니네요.
일상이 낯설다는 표현이 제일 맞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일 가고 하는데, 뭐라 말할 수 없는 공허함이 있거든요. 그걸 채워야 한다는 생각도 많고요. 상담사님이 추천한 대로 교육 과정 몇 개를 등록했어요. 내용이 재범방지나 자기 성찰 쪽인데, 시작 전부터 이게 정말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 그래요. 하지만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준비 중입니다.
직장 복귀도 생각을 많이 해요. 아직 안 했거든요. 이전 일터로 가는 건 어려울 것 같고, 새로운 환경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할지 막혀있네요. 상담사님과는 서두르지 말고 한 달쯤 지나서 생각해봐도 된다고 했어요. 지금 당장 뭔가를 결정하기보다는 현재의 상태를 정리하는 게 먼저라고요.
혹시 선고 후 이런 공허감을 느껴본 분 계신가요? 이 기간을 어떻게 채웠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