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권했을 때는 솔직히 반감이 있었어요. 반성문도 쓰고 교육도 이수하는데 심리상담까지 필요한가 싶었거든요. 근데 막상 상담사 앞에 앉으니 달랐습니다. 기록으로 남길 무언가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제 마음 상태를 처음 제대로 들여다봤달까요.
사건 이후로 계속 '어떻게 하면 판사에게 좋게 보일까' 이것만 생각했어요. 반성문에 뭘 써야 하고, 교육은 몇 시간 더 이수해야 하고, 합의는 얼마를 제시해야 하는지. 근데 상담사는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왜 이렇게 됐는지, 지금 느끼는 불안감이나 죄책감이 어디서 오는지를 물었어요. 처음엔 어색했지만 계속 얘기하다 보니 제 상태가 좀 더 명확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변호사한테는 사건 전략을 묻고, 상담사한테는 내 마음을 봤다는 게 이상하지만 충분했어요. 둘 다 필요한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