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법원에서 지시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을 다 마쳤어요. 8주 과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됐습니다.
처음엔 솔직히 형식적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판사가 "양형자료로 제출할 것"이라고 했을 때도 그냥 서류 하나 더 준비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근데 실제로 가보니까 달랐습니다. 상담사가 제 상황을 묻고 또 물었어요. 일방적으로 뭔가를 강요하지 않았고,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계속 확인하더라고요.
특히 도움이 됐던 부분은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변명하려고 간 게 아니라 정말로 나 자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게 몇 가지 있었는데, 그걸 진단서에 담아달라고 했고 상담사가 객관적으로 잘 정리해줬습니다.
마지막 회차 때 상담사가 "이제 이걸 어떻게 유지할 건지가 중요합니다"라고 말했어요. 진짜 그 말이 남았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다고 해서 뭔가가 해결되는 게 아니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는 뜻이었던 것 같습니다.
양형자료로는 이 진단서가 꽤 도움이 될 거 같아요. 변호사도 "심리 치료 이수"가 기록되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했고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나한테 남은 것들입니다. 직장 다시 나가고, 퇴근 후 운동하고, 가족이랑 밥 먹으면서 느낀 게 있거든요. 이게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게 지금 과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