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공판 기일이 잡혔다는 연락을 받고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자꾸만 그날 일정표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님과 통화할 때는 괜찮은데 밤에 누워 있으면 자꾸 신경 쓰이더라고요.
처음 사건을 겪을 때보다는 훨씬 침착해진 게 느껴집니다. 1년을 이렇게 버텨온 거니까요. 근데 또 법원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가슴이 철렁하긴 해요. 아내는 그냥 변호사 말을 잘 듣고 준비물 챙기면 된다고 하는데, 남자라서 그런지 자꾸 최악의 상황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 직장에서는 보고서 작성하다가도 한 번씩 멍때릴 때가 있어요. 옆 팀원이 물어봐도 답이 늦으면 미안해하고. 그런 날에는 퇴근 후 짐을 들고 헬스장에 가려고 했던 마음도 급 사라집니다. 어제는 퇴근 후에 그냥 집에 가서 아이들 숙제 봐주다가 밤 11시쯤에 잤어요.
변호사님한테는 이미 기록도 제출했고, 반성문 같은 것도 다 준비했습니다. 남은 건 그날을 잘 버티는 것뿐인데요. 혹시 누군가 비슷한 경험 하신 분 있으면, 공판 기일 전날이나 당일에 어떻게 마음가짐을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한 팁 같은 게 있었나 싶어서요.
앞으로 한 달, 평소처럼 출근하고 퇴근하고 밥 먹고 자는 것만 반복하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