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을 꾸준히 받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뭔지 아세요. 상담사 선생님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건가요"라고 물었을 때였어요. 그 질문 앞에서 제 자신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검찰에 제출할 재발방지 계획서를 쓰라고 변호사님이 말씀하셨을 때, 저는 이미 여러 심리상담을 받은 상태였어요. 진단서도 있고, 상담 기록도 있고. 그래도 문제는 "이게 진짜 변화인가"라는 의문이 자꾸 들었다는 거예요.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제가 이런 부분이 문제라는 걸 몰랐거든요.
상담사 선생님과 여러 번 얘기하면서 깨달은 게 있습니다. 재발방지는 거창한 게 아니라는 거였어요. 제 경우엔 먼저 제 감정 상태를 인식하는 훈련부터 시작했어요. 화나고 불안할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 패턴을 기록하고 다른 선택지를 연습하는 식으로요. 상담사가 제시해준 '신호 감지 리스트'를 매일 체크하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가장 구체적인 부분은 일상의 스트레스 관리였어요. 운동 시간을 정하고, 대인관계에서 경계를 긋는 연습을 하고, 혼자라고 느낄 때 누구에게 연락할 건지 미리 정해두는 식으로요. 이런 내용들을 재발방지 계획서에 다 담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말하면, 법원이 원하는 건 제가 얼마나 진심으로 반성했는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뭘 바꿀 건가예요. 심리상담 진단서는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일 뿐이고요. 그래서 제 계획서에는 언제까지 어떤 상담을 받을 건지, 어떤 교육을 이수할 건지, 매주 뭘 점검할 건지를 다 써넣었습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지금 이 과정이 제게 필요한 거라고 느껴요. 양형자료를 준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진지하게 생각해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