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 앞에서 형량을 듣고 나온 지 3개월째인데, 자꾸 시간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일을 하는 건데, 마치 다른 사람의 일상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요. 상담사는 이게 정상적인 심리 반응이라고 했어요. 뭔가 결정이 난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이라고요.
요즘은 저도 알 수 없는 안도감과 불안감이 반복돼요. 처벌이 나온 건 슬프지만, 앞으로 뭘 해야 할지는 조금씩 보이는 기분입니다. 텃밭에 나가서 땅을 만지면 조금 낫습니다. 손으로 뭔가를 하는 게 현재에 붙잡아두는 느낌이거든요. 남편도 저도 이제 함께 무언가를 다시 준비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빨리 가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그게 요즘 제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