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 경찰 조사를 받을 때만 해도 부모님이 어떤 마음이셨는지 제대로 몰랐어요. 엄마는 검찰 소환장이 집에 날아올 때 처음으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법정에 나가서 저에 대해 증언해야 한다는 게 싫었던 거라고 나중에 알았어요.
제 사건이 검찰 단계에 있을 때 변호사님은 가족의 진술이 양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외래 상담 전문가를 찾아가기로 했어요. 상담 초반에는 엄마도 저도 어색했지만, 전문가가 우리 관계에서 뭐가 깨어진 부분인지 차근차근 짚어주니까 조금씩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받으면서 제출할 만한 기록들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엄마는 결국 검찰에 진술서를 보냈습니다. 법정 출석 대신에요. 변호사님이 상담 기록과 진술서를 한 묶음으로 제출했을 때, 검사님은 저를 만나서 '가정 내 지지 체계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후로는 공판 단계로 넘어가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가 법정에 가길 거부했던 건 저를 보호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자식의 약한 모습을 법정에서 말하는 게 부모로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제야 조금 압니다. 상담을 통해서 엄마와 제 관계를 다시 정리할 수 있었던 게 사건 해결에도, 우리 가족에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