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법정에 들어갔을 때 손이 떨렸어요. 6개월간 상담받고 진단서 받고 교육 이수증도 챙겼는데 실제로 판사 앞에 서면 그 모든 준비가 의미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변호사님은 자신 있다고 했지만, 저는 최악을 대비하고 있었어요.
선고 결과는 집행유예였어요. 그게 가장 현실적인 결과라고 생각해요. 벌금이나 실형을 받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변호사님이 제출한 상담 기록들과 병원 진단서, 그리고 제가 직접 쓴 반성문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법원이 제 상황을 봤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흥미로웠던 건 판사님이 제 일기장 보내라는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변호사님을 통해서요. 제가 6개월간 매일 적어온 일기가 법정 자료로 쓰일 수도 있다는 게 이상한 기분이었어요. 그동안 혼자 쓴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제 성실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는 거네요.
이제 남은 건 3년간의 보호관찰이에요. 상담은 계속 다녀야 하고, 월 1회 검사 면접도 봐야 해요. 판사님이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이미 6개월 전부터 시작됐다는 걸 느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어제 법정을 나오며 처음으로 "이대로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