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상담을 시작하면서 읽는 책의 종류가 바뀌었어요. 예전엔 소설만 골랐는데 요즘은 심리학이나 자기계발 책을 자꾸 집어 들게 돼요. 변호사님이 "검찰한테 제출할 자료 중에 전문가 진단서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 말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 방식도 달라진 것 같아요. 문장을 읽으면서 동시에 "이 부분이 내 상황과 맞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요.
지난달에 세 번째 진단을 받았어요. 처음엔 진단서를 받는 게 낙인처럼 느껴져서 싫었는데, 지금은 그게 내 노력을 증명하는 종이처럼 생각돼요. 상담 기록지와 함께 검찰에 제출할 때 "아, 이 6개월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거든요.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상담을 받고 진단을 받는 이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