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잡혀간 지 이제 딱 6개월이 됐어요. 오늘 일기를 쓰다가 그날 메모장을 다시 봤는데, 손글씨가 엉망이었어요. 떨려서 그렇게 된 거겠죠.
수사 초기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경찰서 대기실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을 때 제 머릿속은 완전히 하얀 상태였어요. 그전까지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갑자기 조사받는 상황이 현실 같지 않았거든요. 조사관님이 진술서를 쓰라고 하셨을 때도 뭘 써야 할지 몰랐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써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 사실들이 자꾸만 부정적으로만 보였어요.
가장 후회되는 부분은 처음부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거예요. 돈이 없는 것도 있고,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얼마나 순진했는지 모릅니다. 나중에 변호사님을 만났을 때 그분은 제 진술서를 보고 한숨을 쉬셨어요. 불리한 부분들이 많이 있었던 거죠.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조사관님이 기본적으로는 친절하셨다는 거예요. 저를 범죄자처럼 대하지 않으셨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물어봐주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왜 그렇게 됐는지를 조사관님께 설명할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나중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수사 초기는 정말 막막했지만, 그 시간들을 지나면서 깨달은 게 많았어요. 지금 외래 상담을 받으면서 그때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도 받고요. 혹시 지금 경찰서 조사 단계에 있는 분들이 이걸 읽으신다면, 정말 변호사를 선임하세요. 그리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지금은 힘들겠지만, 이 과정도 결국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