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를 받은 지 어느새 3개월이 됐어요. 집행유예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솔직히 현실이 아닌 것 같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게 내 삶이라는 걸 차근차근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선고 직후 한두 달은 정말 어색했어요. 법원을 나오면서 든 생각이 "이제부터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였거든요. 집유 기간 동안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걸 따르면서 생활하는 건 또 다른 문제였어요. 외래 상담을 매주 계속하고, 다른 교육 프로그램도 등록해야 했고. 처음에는 이 모든 게 벌칙처럼 느껴졌어요.
근데 어디선가 읽었던 말이 떠올랐어요. 결국 이 시간들이 나를 돌아보는 기회라는 취지의 말이었는데, 3개월이 지난 지금 그게 좀 맞는 것 같아요. 상담사님과의 세션들이 처음엔 일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됐거든요. 일기도 더 자주 쓰게 됐고, 읽던 책들도 좀 더 깊이 있게 읽히는 기분이에요.
가장 큰 변화는 시간 관리가 자연스러워졌다는 거예요. 외래 상담 시간이 생기니까 주중 일정이 어느 정도 정해지고, 그러다 보니 다른 시간도 좀 더 계획적으로 쓰게 됐어요. 사소한 거지만 저에겐 중요한 변화였어요.
다만 아직도 감정 변동이 큰 날이 있어요. 누군가의 눈빛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지거나, 혼자 있을 때 갑자기 그 시간들이 떠올라서 가슴이 철렁할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땐 일기를 쓰거나 산책을 나가요. 근처 공원에서 고양이들 보는 것도 위로가 되고요.
변호사님도 말씀하셨는데 집유는 기회라고 했어요.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땐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요. 내가 선택한 길은 아니지만, 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의미 같아요.
3개월 후 6개월이 되고, 언젠가 이 기간이 끝날 텐데. 그때까지 할 수 있는 건 지금처럼 한 발 한 발 내딛는 거라고 생각해요. 급하지 않게, 하지만 멈추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