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단계 종결 받고 한 달쯤 지났을 때 문득 깨달았는데, 내가 외래 상담 초반에 읽던 책들을 다시 펼치지 못했다는 거였다. 그때는 손이 떨려서 글자가 흔들렸고, 집중력도 안 되고, 대기하는 심정으로 매일을 보냈다. 상담사가 권해준 자기관리 관련 책도 몇 페이지만 읽고 덮었다.
지난주부터 다시 시작했다. 예전처럼 술술 넘어가진 않지만, 한 문단을 읽고 일기장에 메모하는 식으로. 진단서 받으러 갈 때도 그 책을 들고 갔다. 검사님이 사건 기록에 "외래 치료 병행 중, 자기관리 학습 진행" 이라고 적어줬다고 나중에 변호사가 말했다. 작은 것 같지만 그게 모여서 양형자료가 되는 것 같다.
책장이 다시 편해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