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 상담을 시작한 초반에는 일기를 쓰는 것 자체가 감정 정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상담사님이 지적하신 게 있었습니다. 글로만 쓰고 실제 생활이 바뀌지 않으면 법원에서 봤을 때 그저 '쓴 기록'일 뿐이라는 거였어요. 그 말이 많이 와닿았습니다.
지난달부터 접근을 달리 했어요. 일기는 여전히 쓰지만, 거기에 구체적인 행동을 먼저 실행하고 나서 기록하는 식으로요. 예를 들어 불면증이 심했던 시기에는 밤 10시 30분에 핸드폰을 침실 밖에 두는 걸 시작했어요. 처음엔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거의 습관이 됐습니다. 그리고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산책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직장 복귀 후에는 정시 출근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타임카드 사진을 찍거나 퇴근 시간 캡처본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소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게 모여서 생활 개선 자료가 되더라고요. 상담사님도 "이 정도면 양형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고 했어요.
가장 큰 변화는 주말 계획이었어요. 전에는 집에만 있으면서 불안감이 커졌는데, 도서관에 가거나 동물 보호소 자원봉사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봉사 시간도 인정서로 받아두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적극적으로 시간을 채우다 보니 마음도 조금 더 안정적이 된 것 같아요.
상담사가 말한 게 맞았던 것 같습니다. 감정 표현도 중요하지만, 결국 검찰과 법원이 보고 싶은 건 "이 사람이 실제로 달라졌나"는 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