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선고를 내린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실형은 면했지만 집행유예와 수강명령이 남아있어서 여전히 긴장 상태가 끝나지 않은 느낌이 드네요. 다만 이전처럼 매일 경찰서 출석이나 검찰 소환이 없으니 일상이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가는 중입니다.
요즘 생각이 많이 드는 게 계절의 변화를 혼자만 느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겨울은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 흘러가서 제대로 느낄 틈이 없었거든요. 요즘 아침에 출근할 때 공기가 따뜻해진 걸 느끼면서 처음으로 마음이 조금 편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런 일상의 변화들이 쌓이면서 뭔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직장에서는 평가 기간이 시작됐어요. 지난해 근태 기록을 전부 제출했고, 올해는 지금까지 결근이나 지각이 없습니다. 이게 문서로 남겨지는 것만으로도 다른 기분입니다. 상사한테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작년보다 훨씬 일을 집중해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은 거지만 이런 것들이 나중에 양형 이유서나 재판부 판단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아내가 요즘 날씨가 좋으니 주말에 가족 산책을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공원에 나가는 게 이렇게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작년 이맘때쯤엔 상상도 못 했던 일들입니다. 아직 수강명령도 남아있고 할 일들이 있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뭔가 시간이 정말 흘러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