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매달 급여 받으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변호사님 할부금 계좌 이체다. 남은 생활비를 계산하기 전에 이걸 먼저 처리하니까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처음엔 월급을 받아도 허전한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은 그걸 해야만 다음 달이 올 것 같은 기분이다.
사실 사건 생기고 나서 금전 관리를 완전히 다시 했다. 변호사비도 있고, 외래 상담비도 있었고, 재판 날마다 교통비와 끼니 때문에 신경 쓸 게 많았다. 처음엔 지출 현황을 제대로 파악 안 했는데, 변호사님이 양형자료로 제출할 때 금전 관리 개선 증거가 되려면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조언해줬다. 그 이후로 아무것도 아닌 지출도 메모하기 시작했다. 커피값, 점심값, 버스비.
지금은 매달 쓸 수 있는 범위를 정해놨다. 생활비 필수 항목 외에는 거의 쓰지 않는다. 친구들이랑 술 약속도 자제 중이고, 외식도 줄였다. 처음 한두 달은 힘들었는데 이제는 습관이 됐다. 이게 단순히 돈 아끼려는 차원만은 아니고, 자기 관리를 하고 있다는 증거를 남기려는 마음도 있다. 공판 과정에서 나 스스로가 이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외래 상담 비용도 본인 부담으로 처리했는데, 그게 쌓이니까 통장 잔액을 볼 때마다 뭔가 실감이 된다. 피해 보는 게 아니라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변호사님도 이런 기록들이 판사님께 긍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했고, 뭐 그게 맞는지 틀린지는 판결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지금 할 수 있는 게 이 정도라면 최선을 다하는 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