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님이 "공판 전에 최근 3개월 생활기록을 정리해서 가져오세요"라고 했을 때 막막했다. 뭘 어떻게 정리하는 건지,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 건지 감이 안 왔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따로 노트를 만들어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일단 출근 기록부터. 회사에 복직한 지 3개월 된 지금 결근이나 지각 한 번 없다. 회사에서 출퇴근 기록이나 급여명세를 증명서 형태로 떼주는지 물어봤는데, 인사팀에 말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것들도 함께 챙겨야 할 것 같다. 심지어 요즘 월급 통장도 사건 전과 확실히 다르다. 규칙적으로 저축하는 항목이 생겼다.
교육 이수도 기록 중이다. 지난달에 법원 교육 프로그램을 마쳤고, 수료증이 있다. 그 뒤로 지역사회 봉사센터에 등록해서 월 2회씩 나가고 있는데, 출입카드 기록이 남는다고 해서 신청했다. 이런 게 다 양형자료가 될 수 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가장 신경 쓰는 건 일관성이다. 변호사님도 강조했는데, 한두 달 잘했다는 게 의미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요즘은 하루하루를 조금 더 꼼꼼히 본다. 출근, 저녁 약속, 독서, 상담 일정 같은 것들을 날짜 순서대로 적어둔다. 나중에 변호사님이나 법원에 제출할 때 "저 기간 동안 일관되게 이렇게 살았습니다"라는 걸 보여주려고.
요즘 생각해보면 이런 작은 증거들이 모여서 뭔가를 만드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 법정에 가기 전에 최소한 내 자신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