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 오후 3시 상담이 있는 날이었어요. 집을 나서기 전에 일기장에 지난주 일들을 정리하고, 상담사분께 나눌 얘기들을 몇 줄 메모했습니다. 처음엔 이런 준비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졌는데, 지금은 이게 없으면 뭔가 부족한 기분이 들어요.
병원 가는 버스 안에서 사람들을 바라봤어요. 저도 저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 6개월 전만 해도 외출 자체가 두려웠는데, 이제는 병원을 가는 것도 하나의 일과처럼 소화하고 있다니요.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상담사분이 "꾸준하게 오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변화예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퇴근 후 카페에 들어갔어요. 요즘 읽고 있는 책을 한두 시간 읽다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에는 직장 동료가 보낸 메시지에 답장을 했어요. 몇 달 전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제 일상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번주 계획을 세웠습니다. 병원 상담 일정, 직장 일정, 독서 계획까지. 정해진 틀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 이전처럼 답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루틴들이 제 발을 딛고 설 수 있는 땅이 되어주는 느낌이에요. 매주 같은 시간에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책도 읽고 일도 하고 밥도 먹는 것. 이 모든 게 다 제 삶의 일부가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