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아침마다 집 근처 공원에 가서 개들을 봐요. 특별히 키우는 건 아니고, 그냥 앉아서 보는 거예요. 처음엔 외로움을 달래려고 시작했는데, 한두 달 지나니까 다른 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제도 산책 나온 진돗개 한 마리가 있었는데, 주인이 줄을 잡고 있어도 그 개는 계속 한 방향으로만 가려고 했어요. 주인은 인내심 있게 계속 "이리 와", "천천히" 이러면서 방향을 돌려놨거든요. 한 번에 되는 게 아니고, 계속 반복하면서 천천히 루트를 바꿔가는 거였어요. 그걸 보다가 갑자기 뭔가 찡했어요.
제 상황도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상담사님이 매번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해주시고, 저도 계속 같은 패턴을 되풀이하고, 그래도 조금씩 흐름을 바꿔가는 거... 일기도 그런 것 같아요. 어제와 비슷한 하루를 살면서도 일기에 쓰고 나면 조금씩 달라 보여요.
동생이 전화했을 때 "너 요즘 달라졌다"고 했어요. 뭐가 달라졌냐니까 "그냥 말투가 차분하다"고. 저도 모르게 다르게 변하고 있었던 거네요. 마치 그 진돗개처럼, 한 번에 확 돌아서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방향을 틀어가는 거였어요. 직장에서도 일찍 나가서 공원에 들어갔다가 가고, 퇴근 후 일기를 쓰고, 주말에는 책을 읽고. 그런 작은 습관들이 쌓여서 지금의 제 하루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양형자료로 뭘 제출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이 일상의 기록 자체가 가장 솔직한 자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별히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증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