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준비하면서 상담사분과 만날 때마다 같은 질문을 받았어요. "지금 하루하루를 어떻게 버티고 계세요?" 처음엔 답이 없었습니다. 그냥 일어나고 밥 먹고 텃밭 가고... 반복이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느껴지는 게 있어요. 옆집 할머니가 토마토 모종을 나눠주셨을 때 고마움이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남편이 선고받은 후로는 그런 감정이 잘 안 나왔는데요. 작은 것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게 뭔가 신호 같았습니다.
상담사는 "그런 순간이 바로 버티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어요. 거창한 회복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친절에 마음이 움직이는 그 자체가 이미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는 뜻이라고요. 그 말을 듣고 좀 편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