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초기에 심리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못 했어요. 그땐 남편 일만 해도 벅찼으니까요. 경찰서 출입을 반복하고, 변호사를 만나고, 서류를 챙기다 보니 어느 순간 숨 쉬기가 힘들어졌어요. 밤에 자다가 깬다거나, 아무것도 입맛이 없다거나 하는 게 계속됐는데 그게 내 문제라고는 생각 안 했어요. 그냥 당연한 거라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검사실에 불려가는 날이 있었어요. 그 건물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손이 떨렸어요. 누군가 나를 보면 어떻게 하나, 나중에 누가 알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어요. 남편이 한 일이지만 내가 함께 사는 사람이라는 죄책감도 있었고요. 그때는 정말 혼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변호사님이 추천해주신 상담사를 찾아갔어요. 처음엔 양형자료 때문이었는데, 몇 달을 만나다 보니 그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 내 말을 듣고 있다는 느낌, 그게 정말 컸어요.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눈물이 났어요. 수사 초기엔 그런 말이 얼마나 필요한지 몰랐거든요.
지금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이 있다면, 너무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진단서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을 돌보는 것도 그만큼 필요합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