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후 처음 동네 분들을 마주칠 때가 정말 떨렸어요. 남편 일이 터지고 나서 한동안 집에만 있다가, 몇 달 뒤에야 텃밭에 나갔는데 그때 반장님을 만났거든요. 처음엔 눈이 마주칠까봐 얼굴을 돌렸는데, 반장님이 먼저 인사를 건네셨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저희 변호사분께 양형자료 준비에서 "이웃의 추천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처음엔 반장님께 그런 걸 어떻게 부탁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남편 사건을 동네에서 다 아는데, 추천서를 써달라니. 너무 민망했어요. 하지만 변호사분이 "법원은 피고인의 생활 태도, 지역사회 평판을 본다"고 설명해주셨고, 결국 용기를 내서 반장님께 여쭤봤어요.
반장님은 놀랍게도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그리고 써주신 추천서엔 저희 부부가 텃밭을 잘 가꾸고, 동네 행사에 참여해왔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특히 "지난 2년간 부부가 함께 변화하려는 모습을 봤다"는 문장이 있었는데, 읽고 한참 울었어요. 우리가 그렇게 보였나 싶었거든요.
나중에 법원 판결문을 봤을 때, 판사님이 "지역사회 내에서의 개선 모습"을 언급하셨어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제 동네 모임에 나갈 때도 조금 덜 움츠러들게 됐어요. 누군가는 우리의 변화를 보고 있었다는 게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