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담당자분이 보내주신 조건서를 읽으면서 한참을 멈춰 있었어요. 금액도 금액이지만, 그 안에 적힌 "피해자분의 치료비 및 정신적 손해"라는 문구가 자꾸만 눈에 걸렸습니다. 내가 끼친 실제 피해가 숫자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어요.
서명을 마친 후 외래 상담에서 상담사분께 말씀드렸는데, 선생님이 "이걸 계기로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 게 의미 있을 것 같네요"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요즘 일기에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매주 목요일마다 "이번 주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적고 있습니다. 작은 결정들이 모여서 어떻게 쌓이는지를 보려고요.
아직도 가슴이 철렁할 때가 있지만, 합의가 진행 중이라는 것 자체가 뭔가 무언의 책임을 짊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