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을 또 다시 썼어요. 여섯 번째네요. 변호사님이 "너무 자책만 하지 말고 사건 이후 실제 변화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세요"라고 지적해주셨거든요. 처음 몇 번은 '잘못했습니다' 반복하고 죄책감만 늘어놓았는데, 그게 진심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해봤어요. 음주를 끊은 지 1년이 됐다는 거, 퇴근 후 헬스장 가는 루틴이 생겼다는 거, 회사에서 야근할 때도 거절할 수 있게 됐다는 거 같은 구체적인 변화들을 썼어요. 법적 책임을 받아들인다는 추상적 표현보다 "매주 월요일마다 AA 같은 모임 참석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아직 실행 안 한 건데 좀 그럼에도 변호사님은 "이 정도면 법원이 봐줄 만하다"고 했어요.
가족에게도 읽혀줬는데 반응이 달랐어요. 이전 버전들은 읽을 때 기색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버전은 조용히 들었어요. 엄마가 "네가 이제 그렇게 살려고 하는 게 보인다"고 했어요. 뭐 쓰면서 느낀 게 있는지 묻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반성문이 단순히 법원 제출용 서류가 아니라, 가족과 자기 자신한테 보이는 다짐이구나 싶었어요.
내일 변호사님 사무실에 가서 최종 검토받기로 했어요. 한 두 문장 더 다듬을 게 있을 것 같긴 한데, 이제는 이 정도가 진짜 내 얘기 같아서 마음이 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