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통보를 받고 약 일주일 뒤, 저는 처음으로 일에 복귀했습니다. 사건 직후 며칠간은 정신이 없어서 회사에 연차를 내고 집에만 있었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호사님도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성실한 생활 기록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정말 중요한 조언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 출근 날은 떨렸습니다. 동료들 눈치도 보였고, 업무 집중도 잘 안 됐어요. 그래도 매일 정시에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저녁 약속을 피하고 집으로 바로 돌아가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회사에서 특별히 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조심했고, 업무 평가도 괜찮게 받으려고 노력했어요. 변호사님 말씀이 맞더군요. 수사 단계에서 기록되는 일상의 안정성이 나중에 양형 자료로 쓰인다고 하셨거든요.
금주는 처음 며칠만 힘들었습니다. 원래 주말에 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한잔씩 하던 습관이 있었는데, 그걸 완전히 끊기로 마음먹었어요. 처음엔 "굳이 이 정도까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변호사님께서 설명해주신 것처럼 검찰 수사 기간과 법원 판단 기간 내내 음주 기록이 남지 않는 것 자체가 성찰과 생활 개선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한 달 반은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왠지 자신감이 떨어지는 기분도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지고 피로도 덜 쌓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기록입니다. 매일 저녁 간단한 일기를 썼어요. 그날 한 일, 출근한 시간, 퇴근한 시간, 만난 사람, 한 말과 행동들을 담백하게 기록했습니다. 처음엔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었지만, 변호사님께 조회할 때 이런 기록들이 정말 도움이 된다고 하셨어요. 검찰이 제 성실성을 판단할 때 객관적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고요. 지금 이 일기들은 파일로 저장해두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로 처음 자각한 건데, 일상이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법정에서 판사님이 보시는 건 결국 지금 이 순간의 제 모습입니다. 반성하는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반성이 실제 생활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정시 출근하고, 술을 마시지 않고, 성실하게 기록하는 이 작은 것들이 쌓여서 하나의 양형 자료가 되고, 그것이 결국 판사님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검찰 수사 단계이지만, 이 기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