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변호사님과 상담할 때 반성문 초안을 함께 검토했어요. 제가 처음 썼던 것과 지금 쓴 것을 비교해보니 정말 달랐습니다. 초안은 너무 형식적이고 남 같은 말들로 가득 찼거든요. 마치 누군가 시킨 대로 써내려가는 느낌이었어요.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게 인상적이었어요. 반성문은 결국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거라고요. 처벌 감경의 근거가 되려면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부터 다시 썼어요. 이번엔 제 일기장을 펼쳐놓고 지난 6개월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약을 끊고 외래 상담을 시작했던 날의 두려움, 첫 월급을 받고 통장에 찍힌 숫자가 주는 작은 안정감, 새벽에 깨는 악몽들을 일기로 정리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불안감까지요. 이런 것들이 제 반성의 구체적인 근거가 되는 거구나 싶었어요. 결과만 있는 게 아니라 과정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새로 쓴 반성문엔 제가 무엇이 잘못했는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가 순서대로 흘러가요. 형식적인 말 대신 제 언어로요. 변호사님도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이제 이걸 프린트해서 앞으로의 양형자료 꾸러미에 넣을 거예요. 최종 제출 전에 또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이 반성이 얼마나 진정한지를 내 스스로 먼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