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건 이후 트라우마 상담을 약 1년 반 정도 받았어요. 처음엔 양형자료용 진단서가 필요해서 시작한 거였는데, 솔직히 처음 몇 달은 의미를 못 느꼈습니다. 상담사분이랑 자꾸 과거를 파헤치려니까 더 힘들기만 했거든요.
하지만 6개월쯤 지나니까 달라졌어요. 내가 왜 자꾸 죄책감을 느끼는지, 왜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또 보호하려고만 했는지 조금씩 이해가 됐어요. 진단서는 양형자료로도 쓰였지만, 그것보다는 내 감정을 이름 붙일 수 있게 된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양형자료용으로 상담을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진단서 목적도 좋지만 최소 3개월은 꾸준히 다니실 걸 추천합니다. 처음부턴 의미 없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합니다. 혼자 이 무게를 짊어질 필요는 없다는 걸, 그때야 알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