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직후 몇 달간은 새벽 세 시, 네 시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했어요. 상담사에게 얘기했더니 트라우마 반응이라고 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쉬워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잠을 못 자니까 하루종일 멍하고, 밥도 입에 안 넘어가서 결국 약을 처방받게 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는 양형자료 준비하면서 진단서도 받았는데, 불면증과 식욕부진이 명확하게 기록된 게 어쨌든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의사가 "이런 증상들이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해줬거든요.
지금은 자기 전에 따뜻한 물 한 잔, 아침에 작은 산책, 저녁은 꼭 밥을 먹는 식으로 루틴을 만들었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규칙을 붙잡으니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여요. 혹시 같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절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