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법원에서 지정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쳤어요. 총 8주간 매주 화요일 저녁에 다니던 곳인데, 수료증을 받고 나오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뭔가 끝난 건 아닌데 하나의 구간이 마무리되었다는 느낌이랄까요.
처음 교육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는 솔직히 부정적이었어요.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런 교육을 받아야 하나 싶기도 했고, 시간 내기도 힘들고. 하지만 며칠 지나니까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니까 최대한 의미 있게 받아야겠다는 마음으로요. 양형자료에 들어갈 항목이기도 하고요.
첫 수업날 가장 놀랐던 건 나처럼 가족 문제로 온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거였어요. 물론 서로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그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비슷한 무게를 지고 있다는 뜻이었거든요. 강사님이 자신의 경험담을 나누시면서 "이 시간이 처벌이 아니라 기회"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요. 처음엔 그 말이 와닿지 않았는데, 주가 갈수록 조금씩 이해가 되었습니다.
중반쯤 되니까 정말 도움이 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감정 조절 방법, 갈등 상황에서의 대처법, 가족 관계를 어떻게 다시 세워나갈지에 대한 실제적인 조언들 말이에요. 남편과의 관계도 물론 있지만, 성인 자녀와의 소통이나 부모님과의 대화에서도 배운 내용을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웠던 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에서 내 패턴을 돌아보게 된다는 거예요.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이는 일상의 순간들에서도요.
마지막 수업날 강사님이 수료식을 간단하게 해주셨어요. 모두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한두 마디씩 남기는 시간이었는데, 제 차례가 되니까 갑자기 목이 메었습니다. "지난 8주간 저는 제 자신을 조금 더 알게 됐습니다"라고 말하고 나왔어요. 정말 그런 마음이었거든요.
양형자료로 제출할 때는 이 증명서가 단순한 강제 교육 이수 항목이 아니라, 내가 정말 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증거로 보일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께도 이미 말씀드렸고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이 교육이 남은 앞의 시간들을 조금 더 현명하게 보낼 수 있게 해줬다는 거예요.
집에 와서 증명서를 책상에 놨을 때, 남편이 지나가다가 보고 "고생했네"라고 말했습니다. 그 한마디가 생각보다 컸어요.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구나 싶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