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건이 나면서 통장 관리가 너무 복잡해졌어요. 합의금, 변호사비, 치료비... 숫자가 왔다갔다하니까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작년부터 다시 용돈 봉투 방식으로 바꿨어요. 요일별로 지출 항목을 나눠서 현금으로 나눠두는 거예요.
처음엔 좀 우습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정말 마음이 편하네요. 숫자로만 보던 돈이 실제 지폐가 되니까 쓰는 게 더 신중해지고, 남은 돈도 눈에 띄어요. 요즘 텃밭 자재비도 좀 남겨두고 싶었는데 이렇게 하니까 가능하더라고요. 어쩌면 통장을 들었다 놨다 할 때보다 마음의 무게가 훨씬 덜한 것 같아요. 숫자는 자꾸 미안함을 불러오는데, 현금은 그냥 "이만큼 쓸 수 있겠구나" 하는 현실감이 생겨요.
작은 변화지만 일상이 조금 더 단정해진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