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단계에서 합의 진행 중인데 요즘 자꾸만 타이밍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변호사님은 검찰 송치 전에 합의를 마무리하는 게 유리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이 적절한 시점인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건지 판단이 안 섭니다. 합의금도 준비했고, 반성문도 썼고, 피해자 측과 어느 정도 소통도 이루어졌는데 뭔가 성급하게 움직이는 것 같은 불안감이 계속 남아있네요.
변호사님 말씀으로는 합의가 성사되면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나 기소유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합의가 이루어져도 검사의 판단이 절대적이라는 점도 강조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 합의를 서두르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검찰 송치 후에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마다 케이스가 다르다는 건 알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본 사례들을 보면 송치 후에 합의한 사람들도 꽤 많았거든요.
한 가지 불안한 점은 지금 서두르다가 합의금을 낮게 책정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부분입니다. 피해자 측도 아직 마음의 상처가 많이 남아있는 것 같고, 저도 충분히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데 혹시 절차상 빨리 끝내려다 보니 피해자가 충분한 보상을 못 받는 건 아닐까 싶어요. 반대로 너무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이게 죄책감의 과잉 표현처럼 보일까 봐 그것도 걱정됩니다. 변호사님과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결정했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지 확신이 안 서요.
요즘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서 '오늘은 연락이 올까' 하는 생각부터 합니다. 합의 진행 중이라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확정이 아닌 상태잖아요. 아직도 뭔가 깨질 수 있는 느낌이 있어서, 그 불안정함이 일상을 꽤 침범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 이 과정이 충분히 진정성 있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이게 진짜 모순 같은데, 아마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다 이런 느낌을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 다음 면담이 이번 주 목요일인데, 그때 합의 진행 상황과 검찰 송치 타이밍에 대해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물어볼 생각입니다. 제 판단보다는 사건의 흐름과 담당 검사의 특성 같은 실무적 부분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이 시점에서 합의를 진행하는 이유, 그리고 혹시 일이 틀어질 경우의 계획까지 명확하게 들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가장 약한 고리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최소한 프로세스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