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을 받고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일상이 서서히 원래 궤도로 돌아오는 느낌이에요. 처음엔 판결 내용을 몇십 번 읽었고, 변호사님과 항소 가능성에 대해 계속 논의했는데, 이제는 그게 좀 덜하네요.
요즘 깨닫는 건데 사실 선고 받기 전이 가장 불안했던 것 같아요. 예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 그리고 모르는 미래에 대한 공포 같은 게 가장 컸거든요. 이제는 명확한 숫자가 있고, 앞으로의 진로도 좀 더 그려지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상하지만 정말 그래요.
요즘은 직장에서도 평소처럼 일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처음엔 모두가 자신을 다르게 볼까봐 걱정했는데, 대부분 자신의 일에 바쁘더라고요. 당연한 말이지만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대신 혼자 있을 때는 여전히 많은 생각을 하는데, 요즘은 카페에 들어가거나 산책을 할 때 의도적으로 다른 것들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드라마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새로운 관점이 보이더라고요. 인물의 선택과 그 결과,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이 이전보다 더 깊게 들어오는 것 같아요. 아마 제가 경험한 것들 때문일 거예요.
항소를 할지 안 할지는 아직 고민 중입니다. 변호사님과 한 번 더 만나기로 했거든요. 그 전까진 판결문을 여러 각도에서 정리해보려고요. 서두르지 않기로 했어요. 이미 충분히 앞뒤를 생각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