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무너진 게 식사 패턴이었어요. 처음엔 걱정되고 불안해서 밥을 제때 챙겨 먹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식을 찾게 되고, 결국 생활 리듬이 완전히 뒤틀렸습니다. 변호사 미팅 날짜가 자꾸 밀리던 시기엔 하루종일 뭔가 먹고 있으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끼니를 놓치는 일이 반복되기도 했어요.
최근에 생각을 바꿔먹었습니다.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내 몸을 방치하면 정신도 함께 나빠진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지난달부터 아침 7시, 점심 12시, 저녁 6시 반이라고 정해놓고 꼭 그 시간에 밥을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처음 일주일은 힘들었는데, 2주 정도 지나니 몸이 그 시간을 기억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그 시간이 되면 배가 고파지는 거죠.
신기한 건 식사 시간이 규칙적으로 돌아가니까 밤에 잠도 훨씬 잘 온다는 거였어요. 예전엔 공판 날짜 생각에 자정이 넘어서까지 뒹굴던데, 요즘은 11시쯤이면 피곤함이 밀려옵니다. 아침도 일어나기가 수월해졌고요. 직장 다니면서 사건 진행하는 게 정말 힘들지만, 이렇게 작은 것부터 챙기니까 조금은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느낌이에요.
물론 공판 있던 날이나 변호사와 만나는 날은 여전히 불규칙하고, 스트레스 받을 때는 밥 생각도 안 나긴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루틴을 지켜두니 그런 날들도 버티기가 조금 더 쉬워졌어요. 남은 재판 기간 동안 이 정도는 계속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