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이후 복귀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어제 처음으로 야근을 하게 됐습니다. 솔직히 떨렸어요. 회사 분위기가 어떻게 변했을지, 동료들이 날 어떻게 보는지.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니 그런 생각들이 사라지더군요.
프로젝트 마감이 밀려서 팀장님이 도움을 부탁하셨고, 저도 당연히 남았습니다. 밤 10시까지 있다가 나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뭔가 달랐습니다. 전에는 야근이 싫으면 술을 마시고 싶던 충동이 있었어요. 어제는 그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피곤하니까 빨리 집에 가서 자고 싶은 게 전부였어요.
집에 와서 가족이 밥을 남겨뒀길래 데워 먹고, 누워서 천장을 봤습니다. 내일은 더 일찍 출근해서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 헬스장에서 빠진 운동도 생각났습니다. 예전처럼 그 시간을 버티기 위해 뭔가를 원하는 마음이 없었다는 게 놀라웠어요.
팀장님이 오늘 아침에 잘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큰 칭찬은 아니지만, 저한테는 의미 있었습니다. 일상적으로 일하는 게 이렇게 자연스러워질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아직 먼 길이 남아있다는 건 알지만, 어제 하루는 나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