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선임하고 한 달쯤 지났을 때 상대방 측에서 합의 의사를 전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변호사님 사무실에서만 기다렸는데, 결국 직접 대면하는 날이 왔습니다. 상대방 변호사와 제 변호사, 그리고 저와 상대방이 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자리에 가기 전날 밤은 제대로 잠을 못 잤어요. 상대방이 어떤 표정으로 저를 볼지, 혹은 제 진심이 전해질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변호사님은 "과도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담담하게 진행하면 된다"고 했지만 마음가짐은 별개였습니다.
대면 당일, 제가 먼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상대방의 반응은 생각보다 차분했습니다. 분노하는 표정보다는 피로한 표정이었습니다. 변호사님들이 주도적으로 합의금 규모와 일정을 논의했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과 가족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현실적으로 계산했습니다. 급여에서 일부를 떼어내고, 어머니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필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합의서에 서명하고 나왔을 때 느낀 감정은 복잡했습니다. 안도감도 있었고, 동시에 이 과정이 끝났다는 것도, 그리고 내가 초래한 일이 이렇게 '거래'되는 상황도 무거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직장 근처 카페에 들러 한 잔의 아메리카노를 마셨습니다. 이제 남은 건 법원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