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을 처음 썼을 때는 정말 막막했어요. 뭘 어떻게 써야 하나 싶고, 검사님이 읽으실 때 어떤 표정으로 읽으실지 자꾸만 상상이 됐거든요. 상담선생님한테 여러 번 물어봤어요. "반성문이 정말 중요한가요?" "어느 정도 진심이 들어가야 하나요?" 그럼 선생님은 항상 같은 말씀을 하셨는데, 그게 오히려 위로가 되더라고요. 진심이 담긴 글이 좋은 글이라고.
그 말을 듣고 다시 처음부터 썼어요. 이번엔 검사님을 설득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 내 자신한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물어보면서 썼어요. 그게 엄청 힘들었어요. 변명하고 싶은 마음도 많고, 그냥 형식적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니까. 근데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느낀 게, 내가 정말 무책임했다는 거였어요. 당시엔 몰랐는데 지금 글로 쓰면서 읽어보니까 객관적으로 보이더라고요.
세 번을 썼어요. 처음 버전, 두 번째, 세 번째. 매번 조금씩 달랐는데, 계속 쓰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 정도면 나도 내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검사님한테 제출했을 때 마음이 놨어요. 더는 보완할 게 없다고 느껴졌으니까.
요즘 일기를 쓸 때면 반성문을 쓰던 그 기분이 생각나요. 자기기만하지 말고, 자기한테 솔직해야 한다는 거. 그게 오히려 다른 사람한테도 솔직함으로 보여진다는 거. 반성문 때문에 뭔가 달라진 건 아니지만, 그 과정이 쓸모 있었다고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