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초기에 검사 면담했을 때는 솔직히 분위기가 좋지 않았어요. 검사가 물어본 것도 많고, 제 답변도 서툴렀고요. 그때만 해도 기소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변호사도 최악의 경우 집행유예나 벌금을 염두에 두라고 했어요.
그런데 외래 상담을 8회 마치고 정신과 의사 진단서를 받아서 검사에게 제출한 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써주셨는지는 당연히 모르지만, 그 이후 검사가 요청하는 자료들이 줄어들었거든요. 처음엔 직장 복직 증명서, 가족 동의서 같은 것들을 계속 요구했는데, 진단서 제출 이후론 추가 서류 요청이 거의 없었어요.
외래 상담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의료 기관 선택이었습니다. 일반 심리상담소는 아무래도 법적 무게감이 덜하니까, 정신과나 신경정신과를 직접 찾아서 연락했어요. 비용도 상담소보다 비싼 편이지만, 진단서의 설득력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검사도 의료진의 의견을 신뢰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진단서가 양형자료 중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 경험으로 실감했습니다. 반성문이나 교육 이수증도 도움이 되지만, 전문가의 진단과 의견은 검사와 판사에게 객관성으로 다가가는 것 같아요. 특히 재범 위험성이나 치료 동기 평가 같은 부분에서요. 지금 1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진단서 제출이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