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 들어가면 현관에서 아이들이 저를 반기는 게 자연스러워졌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했던 일입니다. 아내가 아이 손을 잡고 나간 그 시간부터 집이라는 공간은 저와는 따로 움직이던 곳이었거든요.
지난주 목요일 퇴근길에 아래 아이가 문자를 보냈어요. 엄마가 받아쓰게 한 글자인데 '아빠 언제 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뭔가 또 다른 시험이나 혼낼 거 아닌지 불안했던 게 솔직합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했을 때 아이 표정은 정말 순수하게 반가운 것뿐이었어요. 그제서야 좀 풀렸습니다.
이게 가능해진 데는 매일의 일관성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법원 출석 날짜를 피해서 출근하고, 조건부 기간 중에도 절대 지각이나 결근 없이 다니고, 퇴근 후에도 운동을 하되 밤 11시 전에는 반드시 집에 들어가는 것. 아내가 처음에는 의심스러워했지만 몇 개월이 쌓이니까 달라지는 거더라고요.
변호사 선생님이 '일상적 성실성이 가장 강한 양형자료'라고 하신 말이 이제 와닿습니다. 탁상공론 같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안압니다. 아이들이 저 기다리는 시간표를 만드는 것, 그게 반성이고 또 재범방지의 시작이라는 걸요. 큰 것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작은 약속을 매일 지키는 것. 법정에서 말한 다짐을 가정에서 보여주는 것. 이게 일관성이 되고, 증거가 되는 거구요.
다음달이면 조건부 기간이 끝납니다. 근데 정말 이상하게도 끝나는 게 아니라 이제 이게 맞는 생활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기다리는 시간이 흔한 일상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