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에 자주 보던 드라마가 한 시즌 끝났어요. 주인공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천천히 다시 살아가는 내용이었는데, 마지막 회를 보면서 울어버렸어요. 화면 속 인물이 겹쳐 보였다고 할까요.
사건 터지고 지난 몇 개월 동안 저는 정말 많은 걸 포기했어요. 친구들 만남, 야근 거절, 주말 약속들. 대신 변호사님 면담 일정, 경찰청 출석, 반성문 작성 같은 것들로 시간을 채웠어요. 처음엔 그게 벌칙처럼 느껴졌어요. 하지만 요즘엔 이 루틴이 오히려 저를 붙잡아 주는 것 같아요.
직장도 다시 다니고 있어요. 처음 복귀했을 땐 동료들 눈치가 쩡 와서 밥 먹기도 싫었는데, 이제 두 달째네요. 업무를 제대로 하려고 신경 쓰니까 자존감이 조금씩 올라오는 게 느껴져요. 그게 내 앞으로의 양형자료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드라마 보면서 느낀 건데, 변한다는 게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그냥 매일 밥 먹고 출근하고 한 시간을 성실하게 사는 거구나 싶었어요. 저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 거고. 아직 멀었겠지만, 드라마처럼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잘 살고 있네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내일도 출근이에요. 오늘처럼 당연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