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형자료 사진 한 장

🌲· 약 2개월 전· 👁 15· ♥ 5· 💬 3

변호사님이 양형자료에 뭘 넣을지 고민하라고 했다. 판사한테 보여줄 만한 증거인데, 내 경우엔 뭐가 남아있나 싶었다. 그동안 다닌 교육 수료증은 있고, 직장 복귀 증명서도 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제 퇴근 후 운동을 마치고 로커룸 거울에 비친 모습을 찍었다. 특별한 사진은 아니다. 땀에 젖은 티셔츠, 지쳐 보이지만 무표정한 얼굴. 그런데 그 사진이 내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건 초기만 해도 운동을 할 생각이 없었다. 누워만 있고 싶었다. 그런데 6개월 전쯤 헬스장 3개월 멤버십을 끊었다. 처음 몇 주는 정말 힘들었다. 자존감도 없고, 뭘 하든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계속했다. 이제는 주 5회 빠지지 않는다. 회사 동료들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했다.

변호사님한테 물어봤더니, 양형자료는 "평가"가 아니라 "행동"을 기록하는 거라고 했다. 내가 얼마나 진지한지, 얼마나 후회하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뭘 했는지를 보여주는 거다. 그 말을 듣고 좀 편해졌다. 교육 수료증, 직장 출석 기록, 금주 기간, 그리고 운동 기록. 이 모든 게 결국 "나는 여기서 멈춰있지 않는다"는 증거인 거다. 사진 한 장도 그걸 말해준다. 피곤하지만 계속 가고 있다는 걸.

이걸 인쇄해서 넣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 자신을 위해서 남겨둬야겠다. 1년 뒤에 이 사진을 보면, 그때는 또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거다.

다시일어선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댓글 3

🌲· 약 2개월 전
양형자료를 "평가"가 아닌 "행동"으로 본다는 변호사님 말씀이 정확하네요. 저도 처음엔 진술서나 반성문 톤을 너무 의식했는데, 결국 판사가 보는 건 그 사람이 실제로 뭘 했는지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 검찰 종결 후 6개월간 출퇴근 대중교통만 썼고, 교육 이수랑 상담 기록들을 모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설득력이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운동을 꾸준히 하신 거, 정말 실질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사진 한 장이 서류 십 장보다 낫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도 그 리듬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 약 2개월 전
운동 기록을 양형자료에 넣는다는 거 처음 봤는데,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저도 지금 소환 통보 받은 직후라 막연한 불안감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거든요. 근데 이 글을 읽으니까 단순히 '증명'을 남기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내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기록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변호사님 말씀도 정말 명확하네요. 평가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부분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저도 당장 뭘 시작해야 할지 생각해봐야겠어요. 운동은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기록으로 남기는 것. 판사한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지만, 결국 내 자신을 위한 증거를 남기는 거구나 싶네요. 사진 한 장에 담긴 의미가 생각보다 크다는 걸 느껴서, 저도 앞으로의 변화를 어떤 식으로든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내세요.
🌲· 약 2개월 전
양형자료가 "평가"가 아니라 "행동"이라는 그 말씀이 핵심이네요. 저도 처음엔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변호사님한테 물어보니 결국 지속성이라고 하더라고요. 사진 한 장이 그걸 다 말해주는 거 같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

회복 일기 의 다른 글

전체 보기 →
반성문, 몇 번 다시 썼는데 결국 진심만 남았어요[6]🌲은하수·어제이수명령 첫 주, 일상의 리듬을 맞추다[8]🌲조심스런하루·어제선고 후 첫 주말[8]HOT익명사용자·07-14반성문을 쓰면서 깨달은 것들[6]HOT익명사용자·07-13직장 복귀 3개월, 지각 없이 다니기[10]HOT🌲다시일어선·07-12저녁 여덟 시, 밥 먹는 시간[8]HOT🌲조용한밤·07-11검찰 송치 전, 일상 복원하기[6]HOT🌲항소고민중·07-11반성문을 다시 썼어요[12]HOT익명사용자·07-11음주운전 교육, 두 번째 과정 수료[8]HOT🌲다시일어선·07-10월급날, 변호사 선임금 떼고 남은 금액[8]HOT익명사용자·07-08직장에 복귀하고 한 달째[6]HOT🌲조심스런하루·07-07선고 후 처음 맞는 봄[12]HOT🌲다시일어선·07-05출근 3개월, 일상이 돌아오다[6]HOT🌲다시 시작·07-04아내가 아이들 숙제를 봐줄 수 있게 됐어요[8]HOT🌲다시일어선·07-041심 판결 후 첫 월급날[6]HOT🌲조심스런하루·07-03항소심 주준비서 작성 중[10]HOT🌲조심스런하루·07-02경찰서 첫 출석, 준비물 체크리스트[6]HOT🌲다시일어선·07-02직장 복귀 3개월, 근태 기록을 정리했어요[8]HOT익명사용자·07-01아침 일찍 깨서 출근하는 습관[6]HOT🌲항소고민중·06-30월요일 아침, 사원증을 다시 찼다[8]HOT🌲조심스런하루·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