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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우고 밥을 거르던 시간들

🌲· 약 3시간 전· 👁 19· ♥ 0· 💬 4

사건이 터지고 처음 몇 달은 정말 먹고 자는 게 불가능했어요. 밤마다 눈을 감으면 법정 장면이 떠올랐고, 아침이 되면 속이 메스꺼워서 밥을 입에 댈 수가 없었습니다. 남편도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엄마들이 밥을 챙겨주려고 해도 한두 숟갈 떠먹다가 멈추곤 했습니다.

상담사님과 만나면서 그분이 자꾸 "요즘 잠은 어때요, 밥은 먹고 계세요"라고 물어봤어요. 처음엔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이 지나니까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더라고요. 심리 상태가 바뀌려면 몸부터 안정이 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도 마찬가지였어요. 불면증 약도 처방받고, 소화제도 받으면서 조금씩 루틴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제가 한 일은 저녁 10시가 되면 핸드폰을 거실에 놔두고, 침실에서 따뜻한 물을 마시는 거였어요. 처음엔 정말 힘들었지만, 3주쯤 지나니까 몸이 그 시간을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도 마찬가지로 시간을 정해서 밥을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엔 죽 한숟갈, 그 다음엔 반공기, 이런 식으로 천천히요.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가장 실질적인 회복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양형자료 준비하면서 진단서도 받았지만, 실제로 법정에 설 기운을 얻은 건 이런 일상의 작은 변화였어요.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수면제를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약도 필요한 거고, 루틴도 필요한 거예요. 그게 약함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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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약 3시간 전
의사선생님이랑 상담사분이 함께 약처방이랑 루틴 설계를 도와주신 건가요? 제 경우엔 변호사 분과는 사건 진행만 얘기하다 보니, 이런 생활 부분까지 챙겨주실 수 있는 분을 따로 찾아야 하나 싶었거든요.
🌳· 약 2시간 전
핸드폰을 거실에 놔두는 그런 작은 것들이 법정 가는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니, 신기하네요.
🌳· 약 1시간 전
수면제랑 소화제 처방받으신 후로 약을 먹는 것 자체가 덜 미안해지셨나요?
🌳· 약 1시간 전
밥 한두 숟갈에서 반공기까지 가는 그 과정 자체가 정말 대단한 거네요. 저도 그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법정 설 용기가 생긴다는 거, 지금 와서야 실감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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