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송치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예상과 달리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미 경찰 조사를 거쳤고, 변호사와 함께 어떤 과정이 올지 대략 준비했기 때문일 겁니다. 오후 중반에 연락을 받고, 퇴근 후 아내에게 바로 말했어요. 아내도 침착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예상 범위 안이라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날 저녁 우리는 별로 할 말이 없었어요. 시간을 때우듯 거실에 앉아 있다가, 아내가 갑자기 "내일 아침에 나 좋아하던 카페 가볼까"라고 했습니다. 평일 아침을 함께한 지 꽤 됐거든요. 직장 때문에 그럴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말입니다.
다음 날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났어요. 직장 출근보다 일찍입니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는 한적했습니다. 아메리카노 두 잔을 마시면서 아내는 내게 물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저는 솔직했습니다. "아직 모르겠어. 변호사 말로는 몇 달 걸릴 수도 있고, 빠르면 그 전에 끝날 수도 있대." 아내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봤습니다. 1년 전의 저라면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떨었을까. 지금은 다릅니다. 일어난 일은 돌아오지 않고, 앞으로의 과정만 남았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퇴근 후 운동장에 가서 한 시간을 뛰었어요. 몸이 잔잔해졌습니다.
검찰 송치는 사건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라고 변호사가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겁니다. 변호사와의 다음 상담도 예약했고요. 내일 아침도 아내와 카페에 갈지, 아니면 그냥 같이 출근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괜찮을 것 같습니다.